김연우 김연우의 블로그 가장 낮은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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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아티클을 읽고 남긴 메모 7개.

스토너
aladin.co.kr

<스토너>를 다 읽었다. 책을 덮는데 눈물이 조금 차올랐다. 읽기 전에 본 소개 글에서 이 책을 읽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다고 했는데, 나도 딱 그런 느낌이었다. 스토너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그의 삶에 깊이 이입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나이 든 스토너가 로맥스를 대하는 태도였다. 이제는 그 관계를 어느 정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많은 게 보이게 되는구나 싶었다. 나도 고작 30대이지만 비슷한 걸 느낀다. 20대 때는 별것 아닌 일에도 자격지심을 느꼈고, 동시에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건 서툴러 보였고, 나라면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세우기보다…

노트 2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보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발견하는 사람
a16z.com

a16z의 Joe Schmidt는 이 글에서 AI 시대의 엔터프라이즈 제품은 셀프서비스로 퍼지는 Product-Led Growth보다, 고객 현장에 들어가 시스템을 연결하고 워크플로우를 대신 세팅해주는 Services-Led Growth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초기 마진은 낮아지지만 고객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붙잡는 해자가 생기고, 그 최전선에 Forward Deployed Engineer가 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최근 하던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최근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는 방식뿐 아니라,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식까지 바꿀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SaaS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aladin.co.kr

물고기를, 자연을, 우주를 인간이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 데에는 결국 인간의 잣대와 주관이 들어간다. 물론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 능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을 이해하고 과학을 발전시키는 데 엄청나게 강력한 능력이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분류에 권위가 생기고, 거기에 우열까지 붙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데이비드는 물고기를 분류하던 것처럼 인간에게도 등급을 매기기 시작했고, 그가 힘을 실었던 우생학은 실제 사람들을 강제로 불임시키는 정책의 토대를 만드는 데까지 이어졌다. 11장까지 읽을 때는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책의 상당 부분이 마치 데이비드의 전기처럼 느껴졌고, 뒤로 갈수록 이 사람이 얼마나 잘못된 사람이었는지를 계속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데이비드가 나쁜…

노트 4
죽음의 수용소에서
aladin.co.kr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다 읽었다. 1부에서는 실제 수용소 생활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그들이 겪었을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강하게 와닿았다. 특히 모든 것을 빼앗긴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만큼은 인간에게 남아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인간의 자유에 대해 이전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게 된 부분이었다. 반면 2부부터는 로고테라피에 대한 학술적인 설명이 중심이 되면서, 1부를 읽을 때만큼 몰입해서 읽지는 못했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이 이론보다는 경험 쪽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책 전체보다는 1부에서 전달된 경험과 메시지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덟 단어
aladin.co.kr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표현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챗GPT에게 책을 추천받았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박웅현의 책이 여러 번 언급됐다. 그중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여덟 단어>를 골랐다. 처음에는 큰 목적 없이, 다짐한 대로 표현력을 올려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어보니 이 책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박웅현이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책에 가까웠다. 그는 자신이 읽었던 책의 구절이나 딸에게 해주었던 말, 겪었던 경험 등을 엮어 여덟 개의 단어를 통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읽다 보면 가끔 앞뒤 연결이 잘 안 붙는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대체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이해됐고, 충분히…

노트 5
AX 인재전쟁 프롤로그: 문제를 고르는 능력을 시험하고 싶었다
bogyie.com

AX 인재전쟁 무신사 트랙 1위 수상자의 대회 회고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 AI에 맡길 일과 사람이 직접 판단해야 할 일을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제약된 환경에서 AI를 쓰면서도 근거와 검증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문제를 풀어간다. 내가 추구하던 그런 모습이다. 코드 없이 문제 자체에 대한 접근과 생각을 풀어낸 문장이 글의 99%다. 이게 진짜 AI 시대에 맞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