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더 빠르게 만들지만 인간은 더 빠르게 이해하지 못한다. 무엇을 끝까지 이해하고 무엇을 블랙박스로 받아들일지 선택하는 일에 대하여.
물고기를, 자연을, 우주를 인간이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 데에는 결국 인간의 잣대와 주관이 들어간다. 물론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 능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을 이해하고 과학을 발전시키는 데 엄청나게 강력한 능력이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분류에 권위가 생기고, 거기에 우열까지 붙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데이비드는 물고기를 분류하던 것처럼 인간에게도 등급을 매기기 시작했고, 그가 힘을 실었던 우생학은 실제 사람들을 강제로 불임시키는 정책의 토대를 만드는 데까지 이어졌다. 11장까지 읽을 때는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책의 상당 부분이 마치 데이비드의 전기처럼 느껴졌고, 뒤로 갈수록 이 사람이 얼마나 잘못된 사람이었는지를 계속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데이비드가 나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