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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풋의 질은 표현력과 지식의 양으로 승부된다고 생각한다. 지식의 양이라는 축에서 기술적인 공부는 업무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된다. 근데 요즘 표현력은 계속 하락하는 그래프를 그리는 것 같다. 단어도 잘 생각이 안 난다. ai랑 대화하면서 대충 말해도 다 해줘서 그럴까? 의식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는 연습을 하고 표현력을 더 늘리려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챗지피티와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박웅현 작가님의 책들을 추천받았다. 그중에서 <여덟 단어>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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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표현력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계기로 박웅현의 <여덟 단어>를 읽게 됐다. 말 그대로 여덟 단어를 통해 삶에 대한 자기만의 지침을 말해주는데, 그 첫 장의 단어가 ‘자존’이었다. 서두에 아이를 키우는 후배가 아이에게 가르쳐줄 첫 번째 덕목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부분이 있었는데, 모든 것의 토대는 자존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살아가면서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만 있다면 삶을 헤쳐나갈 에너지가 생긴다고 믿는 것 같다.
외부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점을 찍어야 하고, 그 점을 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이어지는데, 내면에 점을 찍는 것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같은 이야기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을 아직 못 찾은 사람은 자존이 없는 건가 싶기도 했다. 작가는 순서를 말한 것 같은데, 나한테는 그 연결이 아직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이 장에서는 내가 20대 때 가지고 있던 중심 문구랄까… 잊고 있던 것을 깨워줬다. 그걸 잊지 않고 항상 실천하려고 카톡 상태메세지에 몇 년간 ‘Be myself’라는 문구도 달아뒀던 것 같다. 항상 20대 때는 내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살면서 점점 이 생각이 희석되면서 잊고 있었고, 요즘 내 생각이나 행동을 보면 점들을 외부에 많이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말을 내뱉는 것에는 힘이 있다는 뉘앙스의 문장을 봤는데, 그것도 꽤 와닿았다. 요즘 내가 내뱉는 말들을 떠올려보면, 나에 대해 낮춰 말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그것부터 줄여보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였다. 그런데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과 실제로 하고 있는 것 사이가 꽤 멀어졌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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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읽었다.
본인의 사례나 책에서 나오는 여러 사례를 통해 본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장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는 본질은 뭘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은 뭘까? 등의 생각을 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남이 정해준 기준을 그대로 받지 않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카투사에서 조언을 해주는 선임이나 “상식 공부 안 하냐”고 묻는 주변 동기들에 대한 일화가 그랬다. 어찌 보면 나한테도 대입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굳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손을 들고 내 의견을 말했을 때, 대학 등록금에 비해 실제로 얻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자퇴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나 역시 비슷한 선택을 했던 것 같다. 다만 그때 본질을 봤다고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결과가 그럭저럭 괜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과가 나빴다면 같은 선택을 고집이라고 불렀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장이었지만, 이런 생각이 안 들 수는 없었다.
본질만 신경 써도 될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작가도 ‘여덟’ 단어를 쓴 것이겠지만.
옥스퍼드 대학이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처음 2년 동안 교양을 중심으로 가르친다고 한다. 아마 인간됨을 더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항상 그런 교양이 부족하고, 본능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개별 교양 과목들을 배울 때는 그 본질이 무엇인지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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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깊이 봐야 한다. 같은 담쟁이나 게장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그저 지나치고, 누군가는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책에서는 이런 차이가 결국 창의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 감상문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읽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보았고 거기서 무엇을 느꼈는지 요목조목 들여다봐야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평소에도 많은 것을 ‘견’하기보다는 그저 ‘시청’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에도 주변을 바라보기보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은 길가의 꽃이나 풍경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나는 그저 ‘시청’만 해온 것은 아닐까. 그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기보다 몇몇 작은 단면만 보고 쉽게 평가해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도 사물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 바라보고, 관심을 가지고, 대상과 친해져야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견’이란 눈앞의 것을 자세히 보는 기술이라기보다, 쉽게 지나치거나 단정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알아가려는 태도에 더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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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표현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챗GPT에게 책을 추천받았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박웅현의 책이 여러 번 언급됐다. 그중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여덟 단어>를 골랐다. 처음에는 큰 목적 없이, 다짐한 대로 표현력을 올려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어보니 이 책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박웅현이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책에 가까웠다. 그는 자신이 읽었던 책의 구절이나 딸에게 해주었던 말, 겪었던 경험 등을 엮어 여덟 개의 단어를 통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읽다 보면 가끔 앞뒤 연결이 잘 안 붙는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대체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이해됐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다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는 처음 듣는 말보다 어디선가 여러 번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새로 알게 되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박웅현은 광고인이고, 우리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있는 여러 유명한 광고 캠페인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초판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고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다는 걸 생각하면, 어쩌면 나 역시 20대를 지나며 그의 책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들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많이 접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내용 자체보다 다른 생각이 하나 남았다. 바로 ‘책을 읽는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번 독서의 시작은 표현력을 높이기 위한 작은 시도였지만, 나에게는 또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바로 완독이었다. 나는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때문에 독서를 통해 성취감을 느껴본 경험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을 어떻게 읽을지, 어떤 식으로 표시하면서 읽을지까지 미리 정리해서 프린트한 뒤 책 앞장에 붙여놓고 시작했다.
그렇게 결국 한 권을 끝까지 읽었다.
그런데 완독하고 나서 오히려 깨달은 것은 ‘무조건 끝까지 읽는 것’보다 ‘왜 이 책을 읽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동안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던 이유가 단순히 끈기가 부족해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의 내 삶이나 고민과 크게 맞닿아 있지 않은 이야기를 읽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잃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 <여덟 단어> 역시 중간에 몇 번 덮고 싶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완독 자체가 하나의 목표였고, 애초에 지나치게 어려운 책을 고르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갈 수 있었다.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첫 번째 독서였지만, 정작 한 권을 다 읽고 가장 크게 남은 것은 표현에 대한 기술이 아니었다. 앞으로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그리고 나는 왜 그 책을 읽으려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여덟 단어